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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임신 중 약물 ‘과해도 毒 안해도 毒’

작성일 : 2013.10.10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4,052

임산부 약물 복용과 태아 기형


감기약, 항생제, 소화제, 진통제, 간질약 등 많은 약들을 임신 중에 복용해야 할 경우가 흔히 생길 수 있다.

1960년대 유럽에서 '탈리도마이드'라는 입덧 방지용 약을 복용한 임신부들이 심한 기형의 아기를 낳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임신부의 약물복용이 태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아직도 임신 중 약물복용이 임신부 또는 태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또 태아에 대한 위해성이 확인된 약도 많지 않다. 따라서 임신 중 약을 먹었다고 해서 고민하고 무조건 낙태를 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산전관리를 담당하는 산부인과 의사는 각종 약물과 그 작용기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뜻하지 않게 약물을 복용하여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있는 임신부와 가족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또 해가 되는 약물과 그렇지 않은 약물을 구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임신부가 고열, 감기 등의 어떤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무조건 임신부이기 때문에 참으라고 하는 것은 되레 임신부와 태아에 해를 줄 수 있다. 그 때는 적절한 약물을 투여해 임신부와 태아에게 유익한 결과를 줘야 한다.

임신된 줄 모르고 약물을 복용한 임신부, 또 만성질환으로 인해 꼭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임신부, 그리고 임신 중 어떤 질환에 걸려 꼭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런 산부인과 의사가 있는 병원을 찾아 진료하면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임신 제 일삼분기(임신 14주까지)에는 가능하면 약물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경우, 약리학적 작용과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확실한 약물을 선택하여 임신부와 태아에 대한 이득과 위해를 잘 저울질 한 후, 확실한 적응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최소 유효량을 최단기간 사용해야 한다. 또 같은 기형유발 원인도 임신 중 어느 시기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다른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기형은 임신 주수와 연관 있다

임신 중 기형 유발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는 따로 있다.

일반적으로 수정 후 착상에 이르기까지 2주 동안(임신 2~4주)의 배아형성기에 배아세포 손상이 크면 배아가 죽지만, 세포 손상이 작으면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아는 정상적인 발달을 하게 된다.

비정상 발달에 대한 감수성이 가장 높은 시기는 수정 후 3주(생리시작일로부터 5주, 통상 임신 5주)에서 수정 후 8주(생리시작일로부터 10주, 통상 임신 10주) 사이로 태아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다. 그 이후에는 대부분의 장기가 이미 형성되었기 때문에 중요한 구조기형의 발생은 적다.

그러나 기형 유발물질이나 다른 유해요소가 발달 초기단계에 가해져도 배아형성 후기에 발달장애로 나타날 수도 있고, 임신초기 양막파수, 자궁 내 독소 등은 이미 잘 형성된 기관을 일부 또는 전체 파괴할 수도 있다. 어떤 여드름 치료제는 약물중단 후에도 몸 속에서 없어지는데 수개월이 걸려, 몸속에 남아 있다가 태아에 해를 주기도 한다.

장기마다 기형에 대한 감수성 차이 있다

심장은 초음파로 6.5주에 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가장 먼저 생성되는 기관이다. 이렇게 먼저 생성되는 기관은 나중에 형성되는 기관보다 기형물질에 대해 더 민감하다. 또 뇌와 같이 복잡한 기관이나 눈, 귀 같은 감각기관은 다른 기관에 비해 비정상 발달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기간이 길다.

이렇듯 장기에 따라 기형에 대한 감수성은 차이가 있다.

<접촉하기 쉬운 물질들의 기형유발 위험>

△카페인

하루에 300㎎ 이상 카페인 섭취 시 태아 성장 지연이 일어날 수 있다. 커피 이외에 홍차, 코코아, 콜라 한잔에도 커피 반잔에 해당하는 카페인이 들어 있고, 진통제나 종합 감기약에도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

수용성 비타민은 전혀 해가 없으나, A와 D같은 지용성의 경우 권장량 이상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비타민A의 경우 2만 5000 IU 이상을 섭취하면 안 된다. 엽산은 따로 약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알코올

만성적인 다량의 알코올 섭취뿐만 아니라, 횟수는 적어도 폭음을 한다든지, 적은 양이라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절대 안 된다.

△담배

자연유산, 조기양막파수, 자궁 내 발육부전, 태반 조기박리,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 중 하루에 10개피 이상을 피우면 태아 평균체중이 200g 적어진다. 간접흡연의 경우도 저체중아 빈도를 2배 이상 증가시킨다.

김윤숙 /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