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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학대아동 사망관련, 순천향햇살아이지원센터 재조명

아동학대 관련 사고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국 의료기관 최초로 학대아동 의료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순천향구미햇살아이 지원센터가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1월 19일,’아동학대예방의 날’을 기념해서 소아청소년과 이희경 대표는 여러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보다도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피해 아동을 조속히 발견•지원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신고의무자인 의료인의 관심을 더 이끌어내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이를 피멍이 들도록 때린 계모, 팔이 부러졌는데도 한 달여를 내버려둔 아버지, 맞기 싫어 집을 나간 아이들.
아동학대 관련 사고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경북 칠곡에서 계모와 친언니의 폭행으로 숨진 8살 나람이의 일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달 울산에서 계모가 의붓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또 비슷한 시기에 서울에서도 8세 남자아이가 부모의 폭행으로 어린 생을 마감했다.피해 아동들은 오래전부터 가정의 또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해왔던 것으로드러났다.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화상을 입어 병원이나 관련 기관을 찾은 적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는 무관심했다.

아동학대 관련법ㆍ제도의 개선뿐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을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세계여성정상기금은 지난 2000년 매년 11월19일을 ‘세계아동학대 예방의 날’로 제정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시행된 아동복지법을 통해 아동학대예방의 날과 아동학대예방주간(11월19∼25일)을 지정했다. 전국 의료기관 가운데 최초로 학대아동 의료지원사업인 순천향구미햇살아이센터의 아동학대 지원 사업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병원 속에 NGO
햇살아이센터는 2007년부터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에서 의료기관 최초로 시도된 사업이다. 아동학대로 인해 병원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대상이 됐다. 0~18세 아동 가운데 방임,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유기 등으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대상에게 제반비용을 지원하고 가정 내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전문 기관과 연계하는 등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게 센터의 주요 사업이다.
다른 아동학대 지원기관과 달리 학대아동 발견 시점부터 의료적 개입을 시작한다. 응급실이나 외래로 의뢰가 오거나 발견되면 햇살아이센터 소속 의사들은 진료와 사회복지사의 행정지원 등이 동시에 연계된다. 학대아동을 중심에 두고 의료와 경제적 지원, 재활과 추적관찰까지 하나의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센터는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60명의 학대아동을 지원하며 병원 안에서 자라는 NGO로학대아동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햇살아이'가 만들어지게 된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 지난 2006년 이 병원에서 입원한뒤 그해 12월 사망한 배용이(당시 62세)씨의 유언이 시작이 됐다. 예천이 고향인 배씨는 일찍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가 재가하면서 대구의 한 고아원에서 성장했다. 고아원에서 나온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평생 공장일을 하면서 월세방에서 생활한 그는 “자신처럼 보호받지못하고 외로운 아이들을 도우라”는 유언과 함께 자신의 전 재산 6천여만원을 순천향대 구미병원에 기증했다. 병원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지역 아동들을 위한 학대아동 지원사업을추진했고 이는 햇살아이로 결실을 맺었다.


◆절망에 선 아이들, 희망을 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윤모 군은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와 힘든 근로조건으로 아들에게 관심이 없는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 윤군은 이들 부부에게서 방임됐고 학습부진과 눈 흰자가 올라가는 소발작 증세를 보였다. 햇살아이는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의 요청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진료와 MRI등의 정밀검사를 했고 심리치료를 지원했다.
병원에서 정형외과 진료를 받은 정모(9)군은 아동학대가 의심됐다. 의료진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뢰했고 그 결과 아동에게는 치료가 부모에게는 법적인 조치가 이뤄졌다.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어머니와 5개월 된딸도 햇살아이를 통해 필요한 조치가 취해졌다. 영아의 영양상태 등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진료 결과 확인됐다. 영아는 입원치료 후 보호시설로 보내졌고 영아의 어머니는 정신병원에서 치료가 이뤄졌다.현재 햇살아이센터는 실험적으로 시도되는 통합적 의료지원-재활시스템으로서 의료기관이 해야 할 길을 앞서 밟고 있다. 아동학대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가정과 사회에 부각시키고 효과적인 예방 프로그램과 전문적 인프라를 구축해 아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병원 내에서도 매해 의료인 세미나를 열어 유관 기관과의 사례 발굴과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 병원 로비에서 두 달에 한번경북구미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아동 캠페인과 사진전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