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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환자의 사망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2.2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팀은 최근 ‘뇌전증 환자의 조기 사망 및 사망 원인: 전국 인구 기반 신환자 코호트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발표했다.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이용해 뇌전증 환자 코호트 연구를 수행한 결과,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새롭게 진단 및 치료된 뇌전증 환자 13만 8,998명 중 2만 95명이 사망했으며, 뇌전증 환자의 사망 위험이 일반인보다 2.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전증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뇌혈관질환(18.9%), 중추신경계를 제외한 악성종양(15.7%), 중추신경계 악성종양(6.7%), 외인사(7.2%), 폐렴(6%) 순이었다. 외인사 중에서는 자살(2.6%)이 가장 많았다. 뇌전증 및 발작 상태로 인한 사망은 1.9%를 차지했다.
문혜진 교수는 “뇌전증 환자의 사망 원인은 뇌전증의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발작에 따른 폐렴, 낙상, 자살 등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뇌전증 환자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발작 및 기저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부상 예방 교육, 자살 생각 모니터링 등 외부적 요인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뇌의 전기적 이상 현상으로 뇌전증 발작이 반복되는 질환을 말한다. 별다른 유발요인 없이 뇌전증 발작이 2회 이상 반복되면 뇌전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뇌전증 발작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전신이 뻣뻣해지고 침을 흘리는 등 누구나 발작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형태부터 잠시 멍해져 대답을 못 하거나, 의미 없는 반복 행동, 아주 짧게 움찔하는 형태 등 매우 다양하며, 환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뇌전증은 일부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이미 정상 발달이 이루어진 뇌에 종양, 감염, 외상, 뇌졸중 등이 발생해 후천적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치매와 같은 뇌의 퇴행성 질환도 뇌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최근 더욱 늘어나고 있다.
뇌전증을 진단하려면 전문의의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뇌전증 발작 증상의 유무와 반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후 ‘뇌파검사’와 ‘뇌 MRI 검사’를 시행해 뇌전증 발작의 종류와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외래 뇌파검사에서 발작파가 관찰되지 않으면 24시간 동안 뇌파를 파악하는 ‘24시간 뇌파 감시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항뇌전증약제를 통한 약물치료다. 3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항뇌전증약제 중, 뇌전증의 원인 질환, 뇌파 특성, 동반 질환 등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잘 고려해 항뇌전증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가임기 여성에게는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항뇌전증약제를 선택한다. 적절한 약제의 선택 못지않게 항뇌전증약제가 일정한 혈중농도를 유지하며 발작 억제 효과를 나타내도록 성실히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치료가 실패한 경우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문혜진 교수는 “최근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고령 뇌전증 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많은 환자가 뇌전증을 잘 관리하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오해와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뇌전증 환자의 조기 사망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뇌전증 환자의 외상 관리, 자살 사고 모니터링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예방 가능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각별히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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