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의료진

아토피피부염 어린이들의 수호천사 편복양교수

아토피피부염 어린이들의 수호천사 편복양교수^아토피피부염 어린이들의 수호천사 소아청소년과 편복양교수

2009년 새해부터 매월 한 분씩 순천향대병원 교수님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교직원과 환자 가족 등 모든 연관된 분들에게 의료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병원의 이미지 제고를 마련한 본 코너의 첫 주자로 국내 최초의 소아 청소년 전용 ‘소아알레르기 호흡기쎈터’을 이끌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편복양 교수를 모셨다.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해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국 내외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편교수는 지난해 11월 21일 EBS ‘명의’ 프로그램에 ‘아토피 진실 혹은 오해’라는 내용으로 소개된 바 있다. [편집자 註]

# 방송 이후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방송 이후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전화예약, 인터넷예약, 소아과 외래 할 것 없이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예약 및 안내 문의가 빗발치고 아직도 정도가 덜 하기는 하지만 여파가 많이 남이 있다”고 말했다. 전화예약에 직접 문의 했더니 ‘정상적으로 예약을 하자면 6월 말에나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1월 말까지 방송 이후 2개월 동안 아토피피부염 신환이 500명을 넘었으며, 심지어는 인터넷을 보고 미국, 일본에서도 환자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온 환자가 5명, 일본에서 온 환자가 3-4명쯤 된다고 했다.

# 환자들을 위해 외래 진료시간을 늘렸다던데.....

“평소에도 외래 예약이 약 2개월간 밀려있는 상황에서 폭주하는 외래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서 진료를 보지 않던 화 수 목 오전에 초진환자만을 위한 외래 시간을 1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추가했다. 전공의 선생님이 환자의 병력을 미리 파악해 진료를 보는데도 초진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서 소아청소년과의 모든 전공의들이 동원되기도 한다..”“특히, 초진환자는 진료하는데 최소 20-30분은 소요되므로 재진환자에 비해 4-5배 아니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에 예약된 재진 환자 이외에도 초진 환자가 많다보니 예약 시간을 맞춰 진료하기가 어려워 환자들의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도 미안하고 어려운 일이다. 또 어떤 환자 부모는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노트에 빼곡히 적어 와서 질문을 하다보니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했다.

# 왜 이렇게 환자들이 몰린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글쎄요. 제가 왠지 편안하게 설명도 잘 해 줄 것 같아 보였나 봐요”웃음. “제 생각엔 환자들이 그동안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환자들이 판단하기에 충분한 진료를 받아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한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보호자들은 젊은 층이 많아서 인터넷 등의 정보에 익숙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병원에 가서 환자상태에 대해 잠깐 설명을 듣고, 청진기 한번 대보고 약 처방하고 다음 예약 주고 이런 형태의 진료이다 보니 환자의 입장에서는 병원에 가봐야 다를 게 없다는 답을 내려버리는 것이다”“초진환자에게는 언제 아토피피부염이 생겼고, 그동안 어떻게 어떤 치료를 했었는지, 목욕은 어떻게 시켰는지, 음식은 어떤 것을 먹이고, 어떤 것은 금했는지 등등의 자세한 병력을 파악해야 하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한 검사를 한 후에 환자 개개인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여러 상황들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 환자가 많이 늘어서 힘드실텐데요.

“진료도 진료지만 너무 외래가 밀려서 동료 선후배 교수님, 병원직원, 지인들의 진료 부탁을 제 시간에 맞춰 드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미안하다. “또 외래진료시간이 길고 대기 환자가 많다보니 점심을 제시간에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외래접수, 검사실, 원무과 모두가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그렇지만 ‘환자들이 찾아주는 것이 감사하고, 또 오래 동안 고생하던 아토피피부염에서 조금이라도 호전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가 된 것에 보람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에 잠시 힘들지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환자분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씀은

“아토피피부염은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흔히들 인터넷에 의존해 정보를 얻고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동원해 치료를 시도하다 보니 아이에게는 2중 3중의 고통을 주는 것이 안타깝다”“환자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제각각인데도 ‘우유, 계란은 무조건 먹이면 안 된다. 약도 무조건 쓰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전문가의 의견은 한 번도 들어보지 않고 인터넷 정보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병원과 의사를 찾아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무엇보다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시간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여건으로 많이 기다려야 하는 등의 불편을 드려 마음이 아프다”며 모든 아토피어린이들의 건강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