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병원의 흉부영상의학을 책임지고 있는 황정화 교수. 2007년 미국 연수를 마치고 지난해까지 영상의학과 과장을 맡아 10명의 교수진과 전공의, 방사선사, 전문간호사 등의 대 가족을 이끌면서 타 진료부서와도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유지해 왔다. 국외논문 20여 편을 비롯해 국내논문 35편, 2권의 저서를 갖고 있다. 진료와 연구 모든 면에서 ‘똑’ 소리 나는 황정화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영상의학과 중에서도 흉부전문의로 알려져 있는데 소개를 먼저 부탁했다.
“우선 영상의학과는 발전이 매우 빠른 분야입니다. 병원의 모든 영상 진단 장비가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겠지요. 대한영상의학회는 매우 진취적이며 특히 연구분야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진료과랍니다” “특히 고식적인 영상의학과 업무인 영상의 모양만을 분석하는 분야에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각 장기 및 질환의 기능적인 분석 및 심지어는 분자영상의학이 대두되는 등 의료 최첨단 분야에 속하는 진료과라고 생각 합니다”
“또한 내과가 분야별로 세분화 되어 있듯이 영상의학과도 전문화 및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없으면 ‘왜 흉부 판독이 안 되느냐?’ 는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전문 분야가 아니라도 판독과 검사를 어느 정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진료하시는 임상선생님들의 수준이 높고, 저희 과에 대한 기대치도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면 저에게 흉부영상 판독을 의뢰하셔서 100 정도를 얻어 간다고 가정해 보았을때 다른 분야 전공의 영상의학과 선생님 판독에서는 50-70 정도를 취하실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면 과장일까요?, 실력이 없어서라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 및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영상의학과 장비나 기술이 발전이 매우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이미 해당 전문 분야가 아니면 제대로 된 진료를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도 봅니다.”
황교수는 흉부영상의학 중에서도 간질성폐질환과 기도질환, 폐암 분야에 특별히 관심이 간다고 했다. “간질성폐질환 특히 폐섬유화질환은 저희 병원 호흡기내과 박춘식, 어수택 교수님 등이 계셔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다보니, 영상의학과에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지게 된 것 같습니다”
황정화교수의 의사에 대한 꿈은 어릴 때 읽은 ‘슈바이처’박사의 전기에서 비롯됐다. “어려서부터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잃지 않았고, 결국 그 꿈처럼 의사가 되었답니다” 영상의학과 선택은 평소 수술적인 치료보다는 내과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 주위의 여러 선생님들과 지인들께서 향후 영상의학과 발전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 주신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의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른 선생님들 모두 훌륭하시고 의사로서의 직업관과 신념을 갖고 계시겠지만, 저는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부분이며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제가 배우고 또 선서한 바와 같은 좋은 의사로서 살 수 있다면 그 자체가 매우 숭고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지요” 라고 말했다.
다른 동료나 후배 교수들이 황교수를 어떻게 생각할지 물었다.
“이건 다른 분들한테 여쭤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호호...”
그는 자신이 고지식하고 직선적이라, 마음속의 생각과 다른 말을 못하는 바보 같은 성격이라고 했다. 그래서 후배나 전공의들이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이정도 밖에 못했구나’라고 생각하면 질책도 많이 하고, 직선적으로 꾸중하기도 한다.
“후배들이나 전공의, 학생들한테는 굉장히 엄격하고 자비롭지 못한 선생님으로 비춰질 수 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병원은 먼저 직장이면서 이와 함께 전공의나 학생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정이나 인간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우선적으로 직업인으로서, 의사로서, 선생님으로서 제 역할에 가장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천향의 미래상 또는 발전을 위한 제안을 부탁했다. 순천향 출신인 황정화 교수는 “처음부터 꼭 모교에 남아서 일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교에서 일하게 된 것은 굉장히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료와 후배들 그리고 제게 가르침을 주셨던 스승님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순천향에는 급변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준비하는데 필요한 순천향만의 미래지향적인 비전이 꼭 필요하고, 그러한 비전의 실현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있음을 강조했다.
“우리 병원은 위치나 교통 여건 등 타병원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점들이 많은데 이러한 것들에 대해 재정비하고 투자하는 시점이 매우 시기 적절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인력 (human resource) 특히, 의료진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인력들의 진취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제2, 제3의 생산적인 투자 및 그에 따른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황정화 교수는 처음 발령 받았을 때 보다 일이 2-3배 늘었다고 한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 영상의학과 과장을 맡아서 3년 정도 보직을 겸했다. 과의 이런저런 사정상 현재 흉부영상 분야에서 혼자 일하고 있는데 “함께 일하고 또 연구 할 수 있는 동료 교수가 있으면 좀 더 나은 진료와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싶은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또한 시간이 허락한다면 운동이나 취미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따로 음악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피아노 연주 및 음악 감상을 좋아하고 틈나면 수영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가족은 얼마 전까지 우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에 근무했던 이영목교수가 남편이고, 고등학생인 딸이 한 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