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개소 11주년을 맞은 순천향대학교병원 외국인진료소. 매월 1,200여명의 외래환자를 비롯해 연인원 14,000_15,00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순천향대학교병원 외국인진료소는 현재 60여개 나라의 주한외교부 대사 및 외교관과 협약을 맺고 있다. 2008년에는 국제협력단과 협력하여 이라크 보건의료재건사업의 일환인 의사연수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국제적인 위상을 높여 나가고 있다. 외국인진료소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온 가정의학과 유병욱교수를 이달의 교수로 모셨다.
국제협력단 자문의사로 아프리카 출장을 앞두고 있다는 유병욱교수를 만나기 위해 외국인진료소를 찾았다. 언제나 환한 얼굴, 씩씩한 목소리로 반갑게 맞아 주는 유교수를 보면서 ‘외국인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첫 질문으로 순천향대학교병원 외국인진료소의 위상을 물었다.
“글쎄요. 특별히 위상을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환자를 두 번째로 많이 보는 병원이라고 하면 설명이 되지 않을까요?”
“환자들의 국적도 다양해요. 미국인이 많긴 하지만 30% 미만인 것 같습니다”
“인도 방글라데시 중남미 국가 등 계약을 맺고 있는 대사관 국적의 환자들도 많고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오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분들이 평범해 보이지만, 그 나라에서는 귀빈들이랍니다. 이런 분들이 순천향의 치료에 만족하시고, 다시 찾아주시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답니다”
순천향대병원 외국인진료소가 환자도 많고, 진정한 다국적 외국인진료소가 된 배?嚥〈?유병욱교수의 남 모르는 노력이 숨어있다.
2006년 5월 외국인진료소 전담교수를 맡게 된 유병욱교수는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자비를 들어가며 외교관 모임에 자주 얼굴을 비추고, 외교통상부 외교관 모임 등에서 건강과 관련한 무료 자문도 열심히 했다.
“영업사원들처럼 명함도 많이 돌리고, 현대그룹 정주영 전 회장처럼 외국인진료소 안내 팸플릿 한 장 들고 상공회의소, 대사관 등등 많이 다녔어요 하하...”
유병욱교수는 외국인 환자를 오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외국어만 하면 외국인환자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외국어를 넘어서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해야 진료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적합한 의사를 찾기가 어려워요. 단순히 영어를 잘 한다고 맡겨 놨다간 환자가 줄 수도 있지요”
유병욱교수는 바쁜 와중에도 한국국제협력단 자문의사를 비롯해 대외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1월말에는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한다. 국제협력단에서 병원을 짓고, 기자재를 들여놓으면 자문의가 방문해서 현지인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중남미를 많이 갔는데, 지난 해 11월에는 아프리카엘 다녀왔습니다. 아직 일이 안 끝나고 다시 요청을 받아서 가게 됐습니다.” “병원장님께서 흔쾌히 사인해 주셨는데 정말 감사하고. 아마도 순천향의 국제적인 위상을 드높이는 일이라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외국인진료소 어떻게 키우고 싶은 지 물었다. 준비라도 하고 있었는지 즉답이 돌아왔다.
“제가 없어도 ‘순천향’하면, 외국인들에게 집과 같은 병원, 고향에서 만날 수 있는 병원처럼 꾸미는 것이 꿈이에요. 유병욱이 없어도 돌아가게끔, 그러기 위해서는 제 이, 제 삼의 유병욱을 발굴 육성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에요.”
“그리고 건물을 새로 짓고 하는 하드웨어적인 것도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요. 외국인진료에 핵심은 소프트웨어 즉 ‘사람’입니다. 외국에서 최소 1-2년 이상 실제로 환자를 보면서 경험한 사람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거지, 영어 몇 마디 한다고 진료를 보는 것은 아니죠. 한국인을 진료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니까요”
“우리병원은 환자가 많지 않은 것이 오히려 외국인 진료에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대형 병원 갔던 분들이 다시 오세요. 돌아오는 이유가 많은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버려진 느낌을 받는 다는 거예요. 그리고 실제 치료를 받아 봐도 큰 차이를 못 느끼니까......”
“숨겨진 진주 같은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전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순천향의 장점이자 제가 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외국인진료소 찾은 환자들에게 잘 설명해서 원종호교수님께 입원시키고, 이민혁 교수님께 유방암 수술 받으라고 권하고, 일본 환자들한테 매일 자랑하는데 ‘아토피 때문에 일본 갈 필요 없다’고 편복양 교수님 소개해 주고... 현민수 이동환 교수님 등등. 제가 외국인진료소에서 할 일이 이런 거라고 생각해요”
“가정의학과 진료를 하지만 특별한 환자들은 전문가 교수님들한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소개하고 연결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또 외국의사 연수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는 것을 제안했다.
“2008년에 이라크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했듯이 우리병원에 훌륭한 교수님들 많이 계시는데, 국제협력단이나 외교통상부를 통해서 우리병원의 인지도를 많이 높이면 일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병원의 강점인 모성보건, 소화기병센터, 척추센터, 유방센터 등은 얼마든지 위탁연수를 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맺음말 한 말씀 부탁했다.
“외국인진료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외국인진료소 식구들 단순한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외국인 전문코디네이터로 봐 주시고, 외국인진료소와 더불어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외국인진료소 유병욱교수는 2006년 5월부터 외국인진료소 전담교수를 맡고 있다. 순천향의대를 졸업하고 한국국제협력단 소속의사로 파푸아뉴기니, 페루 등에서 활약했으며,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5개국 언어로 소통이 가능해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족은 아내와 아들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