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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선진 한국 의술 한수 배웁니다 [중앙일보]

매체명: 중앙일보
보도일: 2004년 3월 19일(금)

"처음 보는 첨단 의료장비와 수술 기법에 놀랍고 부럽기만 합니다."

18일 오전 9시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외과병동. 커다란 눈망울과 구릿빛 얼굴이 한눈에도 이방인임을 알 수 있는 외국인들이 교육 담당 김용배(49·성형외과)의사와 함께 환자들을 살피며 진료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비록 어깨너머로 배우는 수술 기법이지만 이들에겐 처음 보는 신기한 첨단 의료현장이다. 한순간이라도 놓칠세라 진료 과정 하나하나를 꼼꼼히 적고 환자기록부도 구석구석까지 세심히 살펴보는 표정들이 진지하기만 하다.

이들은 부천병원 측 초청으로 지난 3일 입국한 6명의 캄보디아 의사들. 한국의 선진 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해 보름째 한시도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캄보디아는 인구 6000명당 의사가 한명(한국은 600명당 한명)에 불과한 데다 의대가 프놈펜의대 한곳밖에 없고, 그나마 부속병원도 없어 인턴 등 수련과정조차 제대로 밟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캄보디아는 간단한 치료 외엔 모두 태국 방콕으로 가 수술받는 등 의료환경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연수생 행리(31·성형외과)는 "한국에서 연수하는 동안 의사가 아닌 학생의 자세로 열심히 배워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리를 비롯한 연수생은 모두 현직 의사다. 이들 6명은 이번 부천병원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캄보디아 전역에서 지원한 30명 중 프놈펜대 의과대 선정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인재다.

이들은 오는 12월 말까지 국내 의사들과 더불어 정형·신경·성형외과, 외과, 마취통증의학과, 흉부외과 등 모두 6개 분야에서 국내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의 교육을 받게 된다.

연수기간에 병원 측에서 숙소와 왕복 항공비, 자국 내의 수입보다 많은 월 300달러의 연수비 등 각종 혜택도 받는다.

캄보디아 의사들의 의료연수는 부천병원이 지난해 3월 부천제일교회(목사 윤대영)와 공동으로 캄보디아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결성된 '한캄봉사회'가 현 주민의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됐다.

한캄봉사회장 신원한(申元漢·55·신경외과 박사)원장은 "매년 현지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일회성으로 그쳐 한계가 있었다"며 "현지 의사들을 초청해 수술기법을 직접 가르쳐 주는 게 보다 많은 캄보디아 사람에게 의료혜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캄봉사회는 2002년부터 해마다 한차례 캄보디아를 방문해 지금까지 3261명을 진료한 데 이어 지난해 심장병 어린이 4명을 국내로 초청, 무료 수술해 건강을 되찾게 하는 등 '사랑의 인술'을 펼치고 있다.

봉사회 측은 올 8월에도 20여명의 부천병원 의료진을 현지에 파견해 의료봉사에 나설 예정이다.

부천=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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