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의료진

유전성 대사질환의 선구자 소아청소년과 이동환교수

소아청소년과 이동환 교수는 신생아 대사이상검사를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해 매년 수백명의 신생아가 정신지체로 자라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 또한 소아비만과 소아성인병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로 모자보건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 유전성대사질환의 선구자인 소아청소년과 이동환교수를 이 달의 교수로 소개한다.[편집자 註]


이동환교수가 유전성대사질환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2년 10월 일본국제협력단(JICA:Japan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이 지원하는 해외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성대사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동환교수는 일본대학에서 유전성대사질환 분야를 연수하고 귀국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신생아대사이상검사를 실시했다.


이교수는 “당시에는 일반의 인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산모를 설득해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외국의 사례도 소개하고 차츰 인식을 넓혀서 전국에 여러 검사실을 확대했던 기억이 새롭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으로 정부에서는 1991년부터 모자보건사업으로 신생아대사이상 검사를 시작했다. 1997년부터는 정부 예산으로 모든 신생아에게 검사를 함으로써 매년 100명 이상의 갑상선기능저하증과 10명이상의 페닐케톤뇨증 아동을 조기에 발견 치료함으로써 연간 백여명의 정신지체아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교수의 공로를 인정해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현재 우리나라 페닐케톤뇨증 환자의 90%정도와 선천성갑상선기능저하증환자의 50%정도를 직접 진료하고 있으며 갈락토스혈증, 아이소발레린산혈증, 호모시스틴뇨증과 같은 희귀질환 어린이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 그래서 환자들은 전국에서 이동환 교수를 찾아오고 있다.


이교수는 “정부 지원이 확대되긴 했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면 한두 방울의 혈액으로 43종의 희귀질환 확인할 수 있는 탠덤매스검사도 지원을 해 주면 좋겠다”며 “국가 지원 사업 지정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질환을 진료하다 보니, 의사들이 진단 못하는 희귀질환을 찾아내어 국내에서는 처음 진단하고, 병명을 붙였을 때 보람??희열을 느낀다. 1999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뮤코다당증 환아에게 골수이식을 성공한 것이 기억 난다”고 말했다.


유전성 대사질환 연구와 함께 1988년부터는 소아비만과 소아성인병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로 여러 가지 기초 자료를 만들었다. 1996년부터는 대한비만학회 소아비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소아비만의 진단과 치료 지침을 만들고 매년 비만캠프를 개최하여 청소년 건강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전성대사질환’이라는 우리말 교과서를 국내 처음 집필하고, ‘소아청소년 비만관리 지침서’도 냈다. 이교수는 “책을 낸 것이 자식을 하나 더 얻은 것 같이 행복하다”며 즐거워했다.


이동환교수는 순천향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가 31년이 넘었다. “순천향의대 신입생들과 함께 병원에 와서 반평생을 순천향인으로 살다보니 모교인 서울대보다 더 애착이 가고 순천향의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요즘은 신생아 스크리닝 검사를 아세아지역으로 확대시키기 위하여 직접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몽고, 스리랑카에 가서 의사와 보건복지 관계자들에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폭탄 테러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스리랑카에 다녀왔으며, 지금은 여러 아세아 지역에서도 신생아 스크리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동환교수는 “환경호르몬이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빈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앞으로는 환경호르몬에 관한 연구에 집중해 매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식약청으로부터 연구비도 받았다”고 말했다.


퇴직 후에는 “현재 다니고 있는 순복음교회 등과 연계하여 의료봉사를 하고 싶다”는 이교수는 시간이 날 때면 클래식 음악 감상을 즐기고, 성북동 집 근처 산책길을 아내와 함께 걷는다고 한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게 느껴질 때는 ‘6살인 쌍둥이 손자, 손녀와 외손녀와 함께 노는 시간’이라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