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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비만

지난 토요일 소아내분비 선생님들과 가평군에 있는 명지산에 등산을 갔는데 태풍 ‘루사’ 때문에 큰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있었고, 잎이 새파란 나무들이 기둥 한가운데가 부러져 넘어져서 길을 막고 있었다. 이런 나무들의 모습을 보고 몸은 비대해지고 체격은 아주 약해진 우리 나라 어린이들이 연상되었다.

순천향대학병원 소아과의 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초등학생들의 비만빈도가 2001년에는 남아 9.5% 여아 7.2% 전체 8.3%로 15년만에 3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최근 들어 봄 마다 실시하는 학교 신체검사 결과, 진단명 란에 ‘비만‘이라고 기재된 통지서를 가지고 병원에 오는 어린이가 많아졌다. 비만아는 동맥경화의 근원이 되는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당뇨병 등이 어린이에게 나타난다.

대한소아과학회 보건 위원회가 1987-1988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전까지 어린이에게서 볼 수 없었던 성인형 당뇨병이 2만명 중 1명꼴로 발견되었다. 그리고 1989년에 서울 시내 초․중․고교생 중 고도비만아 324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성인병 유병율을 조사한 결과 고지혈증 61.7%, 지방간 38.6%, 고혈압 7.4%, 당뇨병 0.3%로 78.7%가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주었다. 조선의대 소아과의 조사에 의하면 7세때 비만아의 56%가 17세에도 비만이 있다고 한다. 비만아동의 6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므로 10년 후에는 국민 40%가 뚱뚱보가 될 것이고 자녀세대가 아버지세대보다 더 일찍 성인병으로 사망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어린이 비만의 치료를 위해서는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탄수화물, 지방을 제한하는 저열량, 저당질, 정상지질, 고단백질의 식이요법을 실시한다. 총 칼로리 중 20%를 단백질, 30%를 지방질, 50%를 탄수화물로 한다. 육류, 어류는 지방이 많은 것을 피하고, 야채는 당질이 적은 것을 먹도록 한다. 밥이나 빵은 적게 먹고, 야채, 과일, 나물, 생선 등을 주로 먹는다. 소비 칼로리를 많게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을 하여야 한다. 평일에는 하루 1시간, 주말에는 2-4시간 운동을 하도록 장려한다. 운동은 추울 때는 실내에서 줄넘기, 윗몸 일으키기 등의 맨손체조와 에어로빅이나 아파트 계단 올라가기 등을 시키고 덜 추우면 걷기, 가볍게 달리기, 수영, 구기 운동을 시킨다.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려면 비만 아동 자신이 체중을 줄여야만 된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자진해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고도비만아는 치료 성공률이 암 완치율 보다 낮으나, 비만이 막 시작되려고 할 때는 치료가 쉽게 되므로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여야 한다.

비만아는 비만의 합병증이 있는지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지방간의 진단을 위해 GOT, GPT등의 간기능 검사,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증의 진단을 위해 혈청-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심전도검사를 그리고 당뇨병의 진단을 위해서 공복시 혈당검사와 소변검사 등이 필요하며 고혈압의 진단을 위해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올바른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실시하여 어린이 비만을 예방하여야 한다. 소아비만이 급히 증가하고 있는데도 소아비만에 관심을 가진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이 너무 적다. 앞으로 많은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져서 우리 나라 소아비만의 빈도를 줄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으면 좋겠다. 제가 4년째 전국의 소아비만아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때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박진경 선생님, 영동 세브란스병원 소아 청소년 정신과 천근아 선생님, 동국대학교 간호학과 백설향 선생님, 이화여대 체육학과 선생님들과 비만캠프를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에서도 비만캠프가 소아과 선생님 주도로 열렸으면 좋겠다.

제가 매달 첫째 화요일 오후에 비만클리닉을 식품영양과 선생님과 같이 운영하고 있는데 4~8명 정도를 보고 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비만클리닉은 효율적으로 우리 나라의 많은 비만아동을 치료하기는 적합하지 않다. 학교를 찾아가서 비만아동들을 한 교실에 모아주면 수업이 끝난 후 매주일에 한 시간씩 소아과 전문의, 영양사, 소아정신과선생님, 간호사, 체육선생님들이 팀을 만들어 한 학기 동안 계속 지도하는 학교보건교육의 모델을 만들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로 확대해 나가야만 효율적으로 비만아동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당국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주도하에 관련부처들과 협조체제를 강화하여 국가차원의 소아비만 관리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식품에 칼로리등 영양표시를 의무화하여야 하고 어린이들의 신체활동량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교내외 체육시설을 확충시키고, 국가와 자치단체 소유의 체육시설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을 함께 하실 비만에 관심을 가진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들이 더 많아지길 기원해 본다.

이동환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