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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선물로 받은 간암을 예방하는 주사

엄마의 선물로 받은 간암을 예방하는 주사

순천향의대 소아과 교수 이 동환 장로

암 환자의 수를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두 가지가 알려져 있다. 하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 담배가 없어지면 매년 폐암으로 사망하는 수천 명의 한국인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한국에 매년 5만명정도 출생하는 간암 예비군의 신생아들에게 B형간염 예방주사를 맞히는 일이다.

바이러스의 모자감염

3년전에 서울에 사는 동생 친구인 신혼부부의 경우 두 가지의 행운이 늦었더라면 아들에게 「나쁜 선물」을 선사하게 되었을 것이다. 임신 4개월 때였다. 산전진찰을 받아온 산부인과 선생님께 전화가 걸려왔다. “간염바이러스의 S항원 검사가 양성입니다.” 재검사 결과는 더욱 걱정스러웠다.
임신부의 간기능은 정상이어서 만성간염은 아니고 보균자(캐리어)인 것을 알게 되었는데 e항원이 양성이었다. 보균자는 간염증상이 없이 건강하나, B형간염 바이러스를 몸안에 지니고 다니므로, 주위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S항원 양성인 보균자들 중에 30%는 e항원이 양성인데, 바이러스가 e항원 음성인 보균자보다 훨씬 핏속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으므로 전염력이 높다.

이 부인의 신생아는 95%의 확률로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 갓 태어난 아기는 면역기능이 충분히 발달되지 못하여 바이러스 감염후 이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여, 대부분 평생 만성 보균자가 되며 일부는 만성간염, 간경변으로 진행되어 40~50세 때 간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래서 걱정이 되어 나에게 찾아와서 “요즘은 신생아의 간염을 97%이상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안심을 하고 용기를 갖게 되었다.

출생후 즉시 주사

그 부인은 진통이 시작되어 순천향대학교병원 모자보건센타 분만실에 입원하였다. 임신 중에는 어머니와 태아의 혈액이 섞이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어머니의 혈액에 있는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들어가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러나 출산으로 태반이 떨어질 때 모자의 혈관이 손상되어 바이러스가 제대의 혈관을 통하여 신생아에게 들어갈 수 있으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양수를 마시게 되어 감염된다.
분만하자마자 신생아실에서 12시간이내에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을 근육주사하였다. 이 주사는 B형간염을 앓은 후 정상으로 회복 된 성인의 혈액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추출하여 만든 것으로 신생아에게 들어온 B형간염바이러스를 죽여 버린다.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만 1개월 후에는 효과가 반감되어 버리기 때문에 생후 1주일이내에 신생아가 퇴원하기 전에 간염예방주사를 주사하였고, 1개월과 6개월 때 간염예방주사를 맞추고 8개월 때 혈액검사를 해 보았더니 S항원은 없고 예방주사로 인해 B형바이러스가 들어오더라도 죽일 수 있는 S항체가 몸속에 많이 형성되어 있어서 간염에 걸리지도 않고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의 공포에서 해방되게 되었다.
건강하게 자라는 장남의 모습에 용기를 얻어서 그 부인은 올해에도 두 번째 아들을 출산했다. “산부인과 선생님이 B형간염 항원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더라면, 또 예방법이 가능하기 전에 분만했더라면 하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두 아이들이 커서 학교에 다니면 왜 나와 똑같은 바이러스를 너희들은 갖고 있지 않는지 그 이유를 말해 주렵니다. 간암을 선물로 주지 않게 된 것이 엄마의 선물이었다고요.”퇴원하면서 나에게 하는 인사말이었다.

간경변에서 간암으로

성인이 되어 B형간염에 걸린 경우는 급성간염만 일으키고 대부분 회복이 되어 보균자,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이 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보균자가 되더라도 간암이 되는 비율은 물론 보통 사람보다 높지만, 아주 드물어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폐암이나 인후암이 되는 위험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다.
그러나 보균자 임신부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은 거의 대부분이 보균자가 된다. 보균자는 바이러스의 지속감염자이다. 간염의 증상은 없으나 혈액 중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 사람이다. 보균자의 90%는 건강하게 일생을 지내지만 10%는 만성간염이 된다. 만성간염 환자의 일부는 간경변으로 진행되어 이중 일부가 간암으로 진행된다. 보균자 신생아 200명중 1명이 간암에 걸리게 된다.

간암을 예방하는 주사의 탄생

매년 수만 명의 한국인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간암, 간경변-이중 80%는 예방할 수 있는 B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약 3~8%가 B형간염 보균자이기 때문에 B형간염의 감염 위험성이 높다. 아직 예방주사를 맞지 않으신 분들은 빨리 혈액검사를 실시하여 S항원, S항체가 모두 없으면 아직 균에 노출되지 않았으므로 예방주사를 3번 맞아야 한다.
S항원이 없고 S항체가 있으면 이전에 자기도 모르게 간염에 걸려서 회복된 상태이므로 예방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 S항원이 양성이고 S항체가 음성이면 간기능검사, e항원검사 등을 실시해서 간기능이 나쁘면 급성 혹은 만성간염이므로 치료를 해야 하고, 간기능이 정상이면 보균자이다. e항원이 양성이면 전염력이 높아서 주의하여야 한다.

보균자의 혈액을 통하여 친구, 남편, 혹은 부인과 자식에게 바이러스를 옮겨 줄 수 있다. 그러니 손톱깎기, 면도기, 칫솔, 세수수건은 꼭 자신의 것을 따로 보관하여 남이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음식을 어머니 입으로 씹어서 자녀들에게 주어서는 안된다. 보균자는 특별한 치료약은 없으며 무리하지 않고 영양섭취를 잘하면 아무 이상이 없다.
S항원이 양성인 보균자 산모는 꼭 출산시 산부인과, 소아과 선생님, 신생아실 간호원에게 이야기하여 B형간염면역글로불린과 간염예방주사를 신생아에게 맞추어 간암을 예방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