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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생아는 반드시 이 검사를 --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

이동환 (순천향의대 소아과 교수)

처음엔 순한 아기로 착각하기 쉬워
“우리 아이가 변비가 심해요. 한 달 전부터 3~4일에 한 번씩 누더니 5일 동안이나 아직 대변을 못봤어요. 변비가 왜 생기지요?”아기는 얼굴이 크고 몸집이 커 일견 건강해 보이는 3개월된 여아였다. 제대탈장이 메추리알 만하게 튀어나와 있었고 배는 가스로 가득 차서 팽팽하게 불러있어 답답해 보였다. 두터운 혀가 나와 있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은 채 반 이상 벌려져있었다. 두 달째까지 황달이 지속되고, 배가 고파도 크게 울지 않고 많이 먹지도 않으며 잠을 많이 잔다고 하였다. 순해서 잘 울지도 않고 움직임이 적은 편이며 손발이 차고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이 아이는 변비치료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전신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바로 ‘선천 갑상샘저하증’이었다. 갑상샘 기능이 없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하게 되는데 증상의 특징을 보면 출생시 체중이 크고 생리적 황달이 지연되어 오래 지속된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수유량이 적으며 우는 횟수도 적어 순한 애기로 착각하게 된다. 대개 제대탈장이 동반되며, 기초대사가 낮아 손발이 차고, 활동성이 약하여 근력이 저하되어 변비가 오게 되며 목소리가 쉬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혀가 커서 이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며 젖을 빠는 힘이 약하다. 목이 짧고 굵으며 얼굴이 부어있고, 치아가 늦게 나오며 머리카락이 적어 윤기가 없고 푸석푸석하며 이마 위까지 퍼져 내려와 있다. 발육이 늦어 앉고 서는 나이가 늦어지며 언어발달이 지연된다. 지능발달의 결여로 정신지체아가 되며 키가 잘 자라지 않고 성적인 발달도 일어나지 않는다.

진단은 갑상샘 기능 검사와 초음파와 동위 원소검사로 가능하며 평생 갑상샘 제제를 먹여야 하는데 지능의 발달은 얼마나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했느냐에 따라 호전의 정도가 좌우된다.
많은 증상들이 출생 시에는 나타나지 않아 선천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출생 시에 진단이 되지 못한다. 증상이 나타나 진단이 붙는 3~6개월에 치료를 시작해도 이미 3~6개월 사이에 뇌손상을 받아 평생 정신박약자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신생아 때 진단하여 즉시 갑상샘 홀몬 제제를 매일 복용하면 완전히 정상으로 자라게 된다. 그러므로 누구나 태어나면 모두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수 식사요법으로 정신지체 예방 가능
1년 전에 2세된 남아가 감기가 들어서 제 진찰실에 들어왔는데 쥐오줌 냄새가 방안에 나기 시작했다. 피부색이 하얗고 머리가 금발이었다. 말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아직도 말을 못한다고 하였다. 습진이 심하였다. 그래서 페닐케톤뇨증을 의심하여 소변과 혈액검사를 실시하니 페닐알라닌이 혈중에 아주 많았고 소변에도 많이 배설되고 있어서 페닐케톤뇨증으로 확진하고 페닐알라닌이 적게 들어있는 음식인 전분면, 사탕, 감자류, 야채, 과일 등을 주로 섭취시키고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을 보충시켜주기 위하여 페닐알라닌을 제거한 특수 분유를 먹였더니 머리 색깔이 검어지고 땀과 소변에서 쥐오줌 냄새가 없어지고 말도 이제는 제법 잘하게 되었다. 그러나 늦게 치료가 시작되어 지능은 약간 떨어져 있다.

증상이 없는 신생아 때 미리 진단하여 특수 식사요법을 실시하면 정신지체를 예방하여 건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질환들이 있다. 페닐케톤뇨증, 단풍당뇨증, 호모시스틴뇨증, 갈락토스혈증과 같은 유전성 대사질환인데 이것은 우리가 항상 먹고 있는 음식이나 모유, 우유 등에 함유된 특정 영양분이 소화될 때 필요한 특정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하여 대사 전단계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독작용이 나타나 신체 발육과 지능 및 언어발달의 지연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
일단 환자가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 사회 및 국가적인 불행이므로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를 통하여 조기에 진단하여 조기에 치료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모든 신생아에게 대사이상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정신지체아의 발생을 예방하여야 한다.
앞에 소개한 증례도 신생아 때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로 진단하여 빨리 치료했으면 전혀 이상이 없는 정상아로 자랄 수 있었는데 늦게 진단되었기 때문에 치료하더라도 정신지체가 나타난다.

검사를 위한 채혈 시기는 우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상태에서 생후 3~7일에 실시한다. 우유 섭취량이 적은 미숙아는 퇴원시나 1개월 후에 재검사가 필요하다. 채혈방법은 신생아 발뒤꿈치의 외측부를 바늘로 약간 찔러 혈액이 흘러나오면 여과지의 직경이 11mm인 4개의 원에 묻힌 후 1~4시간 실내에 방치하여 자연건조 시킨 다음 비닐팩에 넣어 분만한 병원에서 우편으로 검사실에 보내면 된다.

1997년부터 국가사업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신생아에게 페닐케톤뇨증과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무료로 검사를 실시해 주고 있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소아과에는 신생아 대사이상 검사로 발견 된 갑상샘저하증 어린이가 800명, 페닐케톤뇨증 어린이가 140명이 치료받고 있으며 모두 정상으로 자라고 있다. 이 아이들이 만일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모두 정신지체아로 평생을 지내야 할 텐데 신생아 대사이상검사를 받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5년 전부터는 43가지의 유전성 대사질환을 2분만에 진단하는 탄댐매스 검사법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5~7만원을 주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산모들을 만나면 꼭 신생아 대사이상검사를 받도록 알려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