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토론

순천향 농약중독연구소 실습을 마치며

의학과 20135095 [57] 오백민

Toxicology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홍세용 교수님은 의과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분이십니다. 이번 선택 실습을 순천향 농약 중독 연구소에서 받기로 마음먹은 것은 홍세용 교수님께서 세계 최초로 독극물 중독 치료법을 개발하고 발전시킨 개척정신을 배우고, toxicology에 대해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습은 매일 아침 교수님과 함께 회진을 도는 것으로 시작하여, 신장내과의 여러 교수님들과 펠로우 선생님들의 티칭, 농약중독연구소 실험실 및 심포지움 참관, 그리고 CKD MBD에 관한 논문 데이터 정리 및 발표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회진을 돌며 본 농약 중독 환자 케이스로는 glyphosate, glufosinate, organophosphate 등 음독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환자들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고도 자세히 해주시며, 제가 스스로 공부해 볼 수 있도록 몇몇 과제를 내어주셨습니다. Rhabdomyolysis를 toxicology의 범주로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Glyphosate와 surfactant syndrome에 대한 논문들, glufosinate의 작용 기전과 seizure를 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라쿼트와 ROS의 작용 기전에 대한 논문들 등 농약에 대한 논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과적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논문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홍세용 교수님의 티칭 시간에는 이제 막 의학의 길을 시작하는 학생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toxicology 등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역설적이게도 보다 더 다양하고 전반적인 내과 지식을 탄탄하게 쌓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glufosinate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다면 glufosinate의 구조적 유사체인 glutamate 와 glutamine의 작용기전에 대해 의문점이 생겨 저절로 기초의학을 공부하게 되며, neurotransmitter에 대해 공부하게 되며, 신경과적인 지식인 seizure에 대한 공부가 이어지는 것처럼 일련의 의문점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며 스스로 공부하며 깨우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홍세용 교수님께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의학의 분과별 경계를 허물고, 통합적 의료를 몸소 실천하신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됐습니다. 또한, 연구와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간다면 어느 샌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환자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길효욱 교수님과 박삼엘 선생님 티칭에선 중환자실에서 쓰이는 CRRT와 hemoperfusion, hemodialysis, 등의 원리와 사용 방법, 그리고 다양한 농약의 종류와 농약 중독 환자가 왔을 때의 응급 처치, 치료법 에 대해서도 티칭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은영 교수님과 최치형 선생님께서는 현재 연구 중인 CKD MBD에 관한 논문 작업에 참여하게 해주셨습니다. 신장이 안 좋아 조영제를 이용한 CT를 찍기가 힘든 환자들에게, 어떤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coronary calcification의 정도를 측정 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논문이었습니다. 환자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힘이 들 텐데, 환자들의 편의와 건강을 위해 새로운 진단 방법과 치료법을 꾸준히 연구하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농약중독 연구소에서는 길효욱 교수님과 연구원인 Imtiaz씨의 안내를 받아 현재 진행중인 MTT와 TB 신약 개발 과정에 대해 배우고 실험에 참관 할 수 있었으며, SIMS에서 연구중이신 연구원들과 함께하는 심포지움, 다학제 컨퍼런스인 AV fistula에 관한 심포지움 등에 참관하며 임상 실험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선택 실습을 통해 임상 의사지만 환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연구까지 함께 하시는 교수님들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고 환자를 위해 정말 밤낮없이 일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환자들을 치료하시는 것만 해도 정신없으셨을 텐데, 많이 부족한 저희들을 가르쳐주시고 뜻 깊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엔 교수님들께 정작 인사한번 못 드리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했습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2주간의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저희에게 애정을 쏟아주시고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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