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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나도 대사증후군일까?

53세 남성이 건강검진 후 진료실로 내원했다. 복부 비만, 공복혈당은 257 114mg/dl, 당화 혈색소는 10.9%, 당뇨로 진단됐다. 불과 1년 전 공복혈당 121mg/dl, 2년 전에는 114mg/dl였다. 시간을 돌려 2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이 남성의 당뇨병 진행을 막을 수 있었을까?


글. 서미혜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의 당뇨병 인구는 서구 유럽의 당뇨병 인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한 최근 자료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당뇨병 인구는 많지만 조절 및 관리가 되지 않아 사망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뇨병 전단계 그리고 대사증후군에서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당뇨병이라고 할 만큼 혈당이 높지 않지만 혈당이 아주 낮지 않은 경우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공복혈당검사에 119mg/dL거나 혈압은 145/90mmHg로 약간 상승되어 있고, 중성지방은 150mg/dl 이상, 허리둘레가 여자는 85cm 이상이며 남자는 90cm 이상으로 측정되는 경우다. 이처럼 정상혈당 보다는 높고 당뇨병 수치보다는 낮은 범위를 전(前)당뇨병이라고 한다. 또한 전당뇨병의 혈당범위와 함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인슐린 저항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리 몸에 대사기능 장애를 초래한다는 의미에서 ‘대사증후군’이라 불린다.

전당뇨병의 넓은 개념이 바로 대사증후군이다.
‘죽음에 이르는 사중주’로 일컫는 대사증후군은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의 위험도가 증가되어 있는 몇 가지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혈당 이상은 대사증후군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우리나라 국민영양조사연구에 따르면 인구 4명중 1명이 대사증후군에 해당된다고 보고된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환자 5명중 4명이 전당뇨병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을 진단받은 사람은 두가지 반응이다. “아직 병은(또는 당뇨병)은 아니지 않으나” 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그럼 곧 병(또는 당뇨병)에 걸리는 것이나” 며 걱정하는 경우다. 당뇨병은 아니지만 혈당 조절능력에 문제가 생겼으며, 당뇨발병 위험군에 속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5% 정도라면 전당뇨병 또는 대사증후군단계에서는 15% 높아진다. 당뇨병환자는 30%로 증가한다. 따라서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사증후군부터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예방으로 당뇨병이나 심근경색, 뇌경색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진단 후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보다는 즉시 혈당 관리를 시작해야겠다.
위 언급된 환자도 2년전 식사조절과 운동을 했다면,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었다. 대사증후군이나 전당뇨병으로 진단되는 대부분이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부족 생활패턴을 보인다. 특히 복부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복부비만은 대사증후군의 근원으로 생활요법 실천으로 예방하고 개선시킬 수 있다. 내장비만 세포에서 생산되는 지방산은 근육의 포도당 이용을 감소시키고, 간의 포도당 생산을 늘려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킨다. 따라서 대사증후군 발병 전 집안에 줄자, 체중계를 마련하고 체중과 허리둘레를 정기적으로 체크해 복부비만을 관리하자.

매일 최소 30분 이상의 중등도 유산소운동과 체력 향상을 위한 근력운동은 체중의 감소뿐만 아니라 내장지방의 감소,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근육을 강화시킨다. 운동은 최소한 1주일에 700kcal~ 2000kcal까지 소모한다. 걷기, 조깅, 수영, 줄넘기, 계단오르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기본이다. 운동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경우 짧은 시간 여러 번 나누어 운동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 중의 움직임도 운동효과가 기대되므로 평소 신체를 많이 움직이는 생활을 하자.

혈당관리를 잘해 5-10년이 지난 후 당뇨병이 발병하지 않았다면 안심해도 될까? 그렇지 않다. 혈당관리, 혈압관리, 고지혈증관리 관리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낮아지긴 하지만 위험 요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에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주5회 이상 꾸준한 운동과 식사 조절, 혈당관리, 체중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