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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봄보다 가을철 조심해야 하는 알레르기비염

선선해 진 날씨 덕에 미뤘던 운동도 시작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책 한권 읽어 보고 싶은 시간들이다. 하지만 일교차가 커지고 건조해 지면서 환절기가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되고 있다. 이 즈음이면 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이가 는다. 특히 알레르기비염은 비염증성 비염의 대표적인 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꽃가루는 환절기에 영향을 끼친다. 2월부터 11월까지 겨울을 제외한 연중 계속적으로 관측된다. 종류별 분포는 지역별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의 경우 지역별 특성이 고려된 꽃가루 분포를 보인다. 그 종류에 따라 수목류는 3~5월, 잔디류는 5~9월, 잡초류는 8~10월에 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봄철 꽃가루가 알레르기 유발을 더 쉽게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은 잡초류가 더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평균 진료인원을 월별로 보면 9월과 10월에 알레르기비염환자가 집중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우도 가을에는 잡초(쑥, 돼지풀, 환삼덩굴)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또한 9월에는 갈대, 10월에는 국화로 인한 꽃가루에 영향을 받는다.

비염은 다양한 원인 물질로 인해 코 점막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콧물, 코막힘, 코가려움, 재채기는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염을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비염은 감기와는 달리 맑은 콧물이 양쪽 코에 발생하고 열감이 거의 없으며, 다른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 결막염 등과 같이 동반한다.
또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해 학업, 직장생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알레르기비염을 쉽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악화될 경우 축농증이나 중이염이나 같은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축농증의 경우 알레르기비염이 동반되면 재수술의 가능성 역시 높다. 천식과의 연관성도 높다.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은 출생부터 청소년기까지 알레르기비염과 관련된 다른 질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개념이다.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이 일련의 순서를 가지면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은 주로 초기에 유아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이라는 습진의 형태로 시작하여 호흡기 아토피 질환인 천식 혹은 알레르기비염으로 진행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출생 후 보통 6개월째 발생, 예후는 비교적 좋으나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비염의 치료는 회피 요법이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회피요법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 비염 환자는 견디다 못해 치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의 심한 정도와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 즉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가 주된 치료가 되고, 항히스타민제나 다른 제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흔히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비강 내 스프레이는 단지 국소 수축제로서 장기간 사용 시 오히려 비강을 손상시킬 수 있으니 장기간 사용을 금한다.
피하 면역 치료나 설하 면역 치료는 완치를 기대해 볼수 있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모든 항원에 대해 완치가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이 역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알레르기비염의 예방을 위한 여러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알레르기비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 예방을 위해 적어도 3개월간의 모유 수유와 간접흡연의 완전 회피, 손 씻기가 추천된다. 또한 직업 관련이나 애완동물로 인한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 회피 요법이 추천된다.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회피 요법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단일 제품 중 의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것은 없다. 하지만, ‘증거가 없다’가 ‘효과가 없다’라는 것은 아니므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항원 회피 요법은 추천된다.


글. 전영준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