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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제대로 알면 두렵지 않은 '파킨슨병'

신경퇴행성질환인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노인성 3대 질환으로 꼽힌다. 평균 발병 나이는 60세 전후로, 60세 이상 노인 중 1~1.5%가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는 추세다. 교황 바로오 2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영화배우 캐서린 햅번,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 등이 파킨슨병으로 노년에 고통 받았던 이들이며, 백투더퓨쳐로 유명한 영화배우 마이클 폭스는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이 발병했다.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 의사가 손이 떨리면서 움직임이 느려지는 환자의 증상을 처음 기록하면서, 후세 사람들이 파킨슨을 기념하면서 명명하게 된 병이 바로 파킨슨병이다.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의 날로 제정되어 전세계적으로 파킨슨병에 관심 있는 신경과 의사들이 파킨슨병에 대하여 널리 홍보하고 대중에게 올바른 지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인 2015년은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10주년을 맞아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파킨슨의 날을 기념한 행사들이 펼쳐지게 될 예정이다.

파킨슨병의 주된 특징은 손발이 떨리고, 몸이 느려지고 팔다리가 굳어지는 등의 운동증상이다. 또한 표정이 굳어지거나 발걸음이 이전만 못하게 되고 보폭이 좁아지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환자들마다 다양하게 나타나 초기에 진단을 못하거나 다른 병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한 병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한 조사에 의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뇌졸중으로 오인되어 치료를 받았다는 보고가 있다. 이와 반대로 파킨슨병이 아니어도 파킨슨병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필자 역시 최근 수개월간 파킨슨병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를 보았는데, 검사를 해 보니 목디스크에 의한 증상으로 확진한 경우가 있었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뇌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의 일차적인 목적은 부족한 도파민을 공급해 주는 약물요법이 주를 이룬다. 파킨슨병은 진행하는 병이고, 아직은 어떠한 치료로 방법으로도 진행과정을 늦추거나 막을 수 없다. 약물복용은 뇌 속의 부족한 도파민을 밖에서 공급해 줌으로써, 몸의 떨림이 감소하고 움직임이 원활해지게 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파킨슨병의 치료의 개념은 완치가 아니라 관리이다. 간혹 약을 한 번 먹지 못했다고 큰일 난 것처럼 걱정하거나 다음 약을 두 배로 먹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병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파킨슨병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비운동증상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특히 후각 소실, 변비, 우울증, 렘수면 장애(깊은 잠을 잘 때 소리를 치거나 팔다리는 휘젓는 증상) 등은 운동증상이 있기 전에도 빈번히 발생한다. 또한 기립성 저혈압, 불안증, 설명되지 않는 통증이나 이상감각, 무력감, 환각, 치매 등도 병의 진행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증상으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운동증상의 원인은 도파민 뿐 아니라, 아세틸콜린,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여러 다른 신경전달 물질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다.
비운동증상은 조절이 쉽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으며, 때로는 파킨슨병 치료약에 의해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파킨슨병에 대한 오해 중에 한 가지는 치료약을 시작하게 되면 합병증이 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이다. 실제 파킨슨약을 오래 복용하면 약효 소진현상이나 이상운동항진증 같은 약의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것의 주된 이유는 병 자체가 진행되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증상에 맞게 약물치료와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적인 치료를 병행하면 된다. 즉,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적절한 약물치료로 자신의 직업을 유지하고 일상생활을 원할하게 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침을 맞거나 다른 대체의학으로 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환자들을 대하면 가장 안타깝다. 병의 원인은 머리속 신경세포인데 자꾸 머리 밖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아직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는 하나, 약물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은 질환 중의 하나다. 따라서 병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 의사가 함께 합심해 적절한 치료를 해나가면 환자와 가족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권겸일 순천향대학구미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