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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성조숙증과 환경호르몬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은지 교수


성조숙증이란?

성조숙증(precocious puberty)은 여아에서 만 8세 이전, 남아에서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시작되는 것을 말한다. 여아의 경우 조기 유방 발달, 남아의 경우 고환 용적 증가(4 mL)를 기준으로 한다.

최근 수년간 국내외에서 성조숙증 환아의 유병률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아에서 더 두드러진다.

성조숙증은 빠른 골 성숙으로 인한 최종 성인 신장의 감소와 또래와 다른 신체 변화로 인해 심리·사회적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여아의 경우, 대다수(8090% 이상)가 기질적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지만, 남아에서는 약 3050%에서 뇌종양, 선천성 뇌기형, 내분비 질환 등 원인 질환이 발견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원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 특히 환경 내분비 교란 물질(endocrine-disrupting chemicals, EDCs)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성조숙증과 관련된 환경 내분비 교란 물질

환경 내분비 교란 물질은 체내 호르몬의 합성, 분비, 운반, 수용체 결합 및 작용을 방해하거나 모방하는 외부 화학물질을 의미한다. 이들은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신호 전달을 교란하여 성장, 발달, 생식 기능뿐 아니라 면역 및 대사 조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인 내분비 교란물질에는 다음과 같은 물질들이 있다.

- 비스페놀 A (BPA): 플라스틱, 캔 내부 코팅

- 프탈레이트(Phthalates): 비닐 제품, 장난감, 화장품, 향수

- 폴리염화비페닐(PCB), 다이옥신: 산업 부산물

- 살충제(DDT )

- 폴리브롬화 난연제(PBDEs): 전자제품, 가구

 

성조숙증은 어떻게 생길까?

성조숙증은 크게 중추성 성조숙증(central precocious puberty, CPP)과 말초성 성조숙증(peripheral precocious puberty, PPP)으로 구분된다.

 

중추성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hypothalamic-pituitary-gonadal axis, HPG axis)의 조기 활성화로 인해 발생하며, 말초성 성조숙증은 성선 또는 부신에서 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어 HPG 축과 무관하게 발현된다.

내분비 교란 물질은 다양한 기전을 통해 사춘기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내분비교란물질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거나, 안드로겐 수용체를 억제하여 남성호르몬 작용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아로마타제(aromatase) 활성 조절을 통해 에스트로겐 합성을 촉진하거나, GnRH 신경세포를 조기 활성화 시켜 HPG 축을 자극할 수 있다. 이외에도,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조절 역시 내분비 교란 물질의 작용 기전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다.


예방 및 노출 최소화를 위한 생활습관

-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금지하도록 지도합니다.

- 뜨거운 음식은 유리 또는 스테인리스 용기에 보관하도록 권고합니다.

- 가공식품, 통조림 섭취를 줄이는 습관을 권장합니다.

- 과일과 채소는 깨끗이 세척하여 섭취하도록 합니다.

- 환경호르몬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화장품·로션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지도합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단독으로 성조숙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생활습관으로 권장될 수 있다.

 

성조숙증의 발생 원인에는 유전적·내분비학적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으며, 그중 환경 내분비 교란 물질(EDCs)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인자 중 하나이다. 아직 대규모 장기 코호트 연구를 통해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역학적·실험적 연구 결과는 환경 내분비 교란 물질(EDCs)가 특히 여아의 소아청소년기 사춘기 발달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성조숙증 환아를 평가하고 관리할 때, 환경 노출력을 고려하고, 환아 및 보호자에게 노출 최소화 방안을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