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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비슷한 듯 다른 허리병, 디스크 vs 협착증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신경외과 이광수 교수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려서 잘 못 걷는 노년의 여성을 보면 협착증이라고 단정 지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비슷한 경우로 갑자기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고 다리가 저린 중년 남자를 보면 디스크라고 단정 짓는다. 과연 이 비슷하고도 다른 두 질병을 이렇게 간단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일까?

 

실제 디스크와 협착증을 구별하는 것을 훨씬 복잡한 일이며, 어쩌면 완벽하게 구별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구별은 필요하기에 이 글을 읽고 MRI 등의 검사 없이 증상으로 나는 협착증이겠구나’, 아니면 디스크겠구나따라서 이렇게 하면 잘 관리할 수 있겠구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한다. 다만, 애매하거나 증상 자체가 아주 심하다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먼저 디스크병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하는 추간판이 손상되거나 파열되어 내부의 수핵 (젤리같은 부분)이 외부로 빠져나와 주변의 신경 등의 조직을 압박 및 자극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주로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부적절한 자세, 또는 반복적인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다음 협착증은 허리뼈의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척추나 신경근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주로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며, 디스크 퇴행, 척추 관절의 비대, 인대의 비후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공통점은 두 질병 모두 요추 신경관 주변에서 발생하는 병변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퇴행성 병변과 관련이 있다. 또한 신경근 압박 및 자극에 의한 증상을 주로 일으키고 정점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나이가 증가하면서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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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점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우선 병의 양상이 다르다. 디스크는 이전에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가 전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찢어져서 수핵이 탈출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단순한 물리적인 신경 압박 이외에도 염증성 물질 등에 의한 화학적 자극 등도 동반된다. 전형적인 급성 병변의 양상을 보인다.

이와 다르게 협착증은 아주 천천히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병변이 한계에 이르면 압력의 증가에 의해 신경근이 압박을 받으면서 증상을 일으킨다. 전형적인 만성 질환의 양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급성과 만성의 차이로 인하여 차이점을 보인다.


첫째로 디스크는 갑작스러운 발생, 악화를 보인다. 이와 달리 협착증은 약한 증상에서 점진적인 악화를 보이며 급격한 변화는 드물다.

둘째로 대부분의 디스크는 신경의 복부 측면에서 자극이 발생한다. 따라서 자극이 심해지는 방향인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허리를 숙이게 되면 통증이 악화된다. 하지만 협착증의 경우, 척추강 내의 공간 부족과 압력 증가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디스크와는 반대로 똑바로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악화되며 통증 악화 시 본능적으로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서 쉬게 된다.

세 번째로 디스크는 물리적인 압박 및 압력 이외에도 화학적 염증 반응도 동반되어 있어서 초기 통증이 가장 심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증상이 안정되는 양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3-4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상당 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이와 다르게 협착증의 경우 자세나 걷는 것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앉아서 쉬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네 번째로 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4-50대의 중년을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협착증은 90대 이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제는 다시 처음의 상황에서 몇 가지 추가된 사항들이 있다면 추측해 볼 수 있겠다.

다리 저림이 없던 중년의 남성이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갑자기 극심한 허리 통증과 엉덩이,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 있다면 어떤 질병이라고 생각되는가? 아니면 조금 걸으면 앉아서 쉬어야 하는 노년의 여성이 최근 허리가 더 아파지고 다리도 더 저려서 오래 못 걷겠다고 한다면 어떤 질병이 떠오르는가? 어느 정도의 구별이 가능하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디스크의 경우 급성기의 증상이 심하병 수 주간에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는 양상으로 보이므로 초기 통증 조절에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협착증의 경우 증상의 호전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만성적인 경우가 많아 반드시 병원을 찾을 이유는 없다. 다만 한 번에 걷는 시간을 측정해 보고 15분이 넘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좋겠다.

가장 주의할 점은 다리의 감각이 떨어지거나 힘이 빠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질병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전문가 수준으로 알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 허리, 다리의 통증을 호소한다면 조금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