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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여름철 콩팥 건강 지키기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
신장내과 정선영 교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해 세균 번식이 활발해져서 식중독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더위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하는 온열 질환도 폭증합니다. 또한 이런 질환들은 탈수를 유발하여 콩팥 기능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는 과일과 야채 섭취량이 늘어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고칼륨혈증이 유발되기 쉽고 당뇨 콩팥병 환자의 혈당 관리도 잘 되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여름철에는 어떻게 콩팥 건강을 지켜야 할지 살펴 보겠습니다.

1. 콩팥은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우리 몸의 콩팥은 2개가 있으며 어른의 주먹과 비슷한 크기로 강낭콩 모양이고 팥색깔을 띠는 장기입니다. 등쪽에 가까이 위치하며 대동맥에서 직접 혈액을 공급받아 우리 몸의 노폐물과 남는 수분을 소변으로 만들어 줍니다. 또한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적혈구 생성을 돕는 조혈작용에도 관여를 하며 비타민 D를 활성화하여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2. 콩팥이 나빠지면 어떻게 되나요?

콩팥의 갑자기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를 급성콩팥손상,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떨어져있는 경우를 만성콩팥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만성콩팥병의 유병률은 13%에 이르고 7명 중 1명이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주요 원인인 당뇨병과 고혈압을 가진 환자 수가 많아지고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콩팥병 환자는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정상인에 비해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여러 감염 질환에도 취약하게 됩니다. 특히 당뇨로 인한 만성콩팥병의 경우 예후가 더 좋지 않아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말기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이 39.9%로 암환자의 상대 생존율인 70.4%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또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면 노폐물과 수분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몸이 가렵거나 입맛도 없고 기력도 떨어지며 몸이 붓고 숨이 차는 등의 요독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경우 생명 유지를 위해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받아야 합니다.

3. 만성콩팥병이 있을 때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첫째로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아야 합니다. 특히 고혈압약이나 당뇨약은 꾸준히 복용을 해야 하고 혈압이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임의로 약을 변경하면 굉장히 위험하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약제를 조절해야 합니다.
둘째로 일상 생활 속에서도 몇가지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여름철에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는데 그 중 꼭 기억해야 할 것이 고칼륨혈증과 탈수로 인해 콩팥 기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입니다. 칼륨은 여름철 계절 과일과 야채, 콩류, 잡곡류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콩팥 기능이 정상이면 칼륨 섭취가 늘어나도 과량의 칼륨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칼륨 배설이 잘 안 되는 진행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으로 갑작스런 근육마비나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칼륨이 특히 많이 함유된 과일은 참외, 바나나, 키위, 토마토 등이 있으며 여름철에 별미로 먹는 콩국수, 미숫가루 등도 칼륨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콩팥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콩팥병의 단계에 따라, 또 원인 질환에 따라 섭취 가능한 칼륨의 양은 달라지기 때문에 무조건 칼륨 섭취를 적게 하는 것보다는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조건 적게 먹으려고 하다가는 영양결핍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건강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진통소염제와 같은 약제로 인해 고칼륨혈증과 콩팥 기능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약 복용 전에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에서는 물을 많이 마셔도 별 문제가 없지만 만성콩팥병 환자는 단시간에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저나트륨혈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물은 한 번에 한 두잔 이내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분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기도 하는데 대개 염분과 칼륨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에 식중독에 걸려 설사와 구토를 심하게 하게 되면 수분과 전해질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탈수로 인해 콩팥 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질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음식은 잘 가열해서 먹고 생선회와 같은 날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의 몇 가지 사항만 주의하면 여름철에도 콩팥 건강을 잘 지킬 수 있습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만성콩팥병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하면 진행속도를 늦추고 투석이나 콩팥 이식과 같은 힘든 치료를 피할 수 있습니다. 대개 심하게 진행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 검진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검진에서 크레아티닌이 올라가 있거나 단백뇨, 혈뇨 등이 있으면 반드시 신장내과 진료를 받으셔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