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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스토리

질병은 인생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교사다!


생각하고 숨쉬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조물주의 오묘한 손길처럼 우리의 몸은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우리는 의식적으로 숨을 쉴 필요가 없다.
뇌중추의 연수(숨골)부위에서 자동적으로 숨을 쉬게 하고 심장박동을 조율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추가 뇌졸중 등에 의해 고장이 나게 되면
의식이 깨어있을 때는 숨을 잘 쉬지만 잠이 들면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신경과 분야에는 아직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고
언뜻 이해가 어려운 증상이나 질환도 상당수 존재한다.


얼마 전 책에서나 있을 법한 환자가 실제로 입원 하였다.
연수부위의 뇌경색으호 호흡이 불안정하여 밤에는 인공호흡기를 연결하고
낮에는 호흡기를 떼는 과정을 반복하며 노심초사 지켜 보았다.
보호자 분들도 평생 호흡기에 의지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았다.

몇 시간씩 호흡기를 떼는 시간을 늘려 나가며 1개월여에 결쳐 호흡기를 떼고
일반병실로 겨우 옮길 수 있게 되었다.
호흡기 없이 지내며 회복되는 듯 하여 안도하면서 좋았던 것도 잠시,
다시 호흡마비와 심정지가 발생하여 결국은 유명을 달리하셨다.
보호자와 같이 퇴원까지 이야기하며 희망적이었던 본인에게도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다.


의사도 사람인지라 유달리 더 애착이 가고 관심이 가는 환자가 있기 마련이고
특히나 직접 마지막 순간을 보내드려야 하는 경우에는
보호자들의 눈물이 더욱 가슴 한 편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직은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질환이 많은 신경과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해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더라도 안타까운 경우가 생기건만……
이런 일이 있고 나면 한 동안은 다소 침체가 되어 환자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오늘도 응급실로,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어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르게 된다.
지난 겨울에는 중증의 뇌졸중 환자들이 특히 많았던 것 같다.
큰 혈관이 막혀 의식이 떨어지고 반신마비 상태로 실려 오셨던 할머니 한 분은
혈전용해 치료 후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아무런 장애 없이 외래에서 반가운 얼굴로 만나고 있다.


모두 다 소중한 분들이기에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당연한 몫이 아닌가 싶다.

글. 남상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