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의료진

최전선에서 생명을 지키는 응급의료센터


20여명의 응급의료센터 식구들은 의외로 밝았다.
급박한 상황에서 늘 위급한 환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인데 어떻게 이렇게 밝고 활기 찰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여기 오시는 분들은 모두 경황없고 위급한 분들이십니다. 저희들까지 경직되고 긴장한 모습으로 일 한다면 환자분들이나 보호자들에게 불안만 더해 줄 뿐이지요” 올해로 10년 차인 박경숙 주임 간호사의 그럴듯한 대답이다.
“속은 타들어가고 입술은 바짝바짝 타지만 겉으로는 의연하려고 애써요. 선배님들은 그게 되시는데 저희들은 아직 그게 안 돼서 힘들어요” 이제 한 달이 채 안 된 신참내기 유재은 간호사가 수줍은 듯 말한다.


........................................지역응급의료센터 우수병원 선정.....................................
얼마 전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 응급의료센터 식구들은 큰 상을 받았다.
보건복지부평가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 우수병원으로 선정되어 상과 함께 지원금을 받은 것이다. 올해로 세 번째 수상이다.
“상과 함께 받은 지원금으로 최신의 의료장비를 구비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밝히는 유병대 교수(응급의학과)는 “응급의료센터 의사는 타 부서에 비해 더 힘들고 스트레스도 더 할 것 같다”는 질문에 “바로 그게 응급의료센터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시급을 다투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손에 의해 환자가 치료된다는 사명감과 의무감이 가장 큰 보람이란다.
“밤에 당직도 서고 시도 때도 없이 교통사고 등 외상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응급의료센터라는 최전선에서 심폐소생술 등의 방법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일에 미치게 되는 이유다”라는 이명갑 교수 이하 의료진들은 공통점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일단 이 곳에 발을 들여 놓으면 다른 곳으로 가기 싫어한다는 점이다.
“환자들이 폭풍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그라지는 시스템”이런 점이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치는 응급의학과의 매력이라는 이들은 하나같이 강심장이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다쳐도, 웬만한 상처나 외상을 봐도 눈 하나 꿈쩍 않는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싸이렌 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본인도 모르게 손과 발이 움직인단다.
또 기습적인 눈과 비가 오기 시작하면 긴장하는 것도 직업병이다. “눈과 비가 오고 난 후 30분 사이에 환자가 가장 많이 온다”고 말하는 우정숙 간호사는 공단지역이기 때문에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환자가 많다고 전한다.


.............................................취객 환자 너무 힘들어..............................................
청일점인 차일환 간호사는 여느 누구보다 과일을 잘 깎는 언니(?)다.
집에는 4명의 여자형제들이 있고 병원에 오면 13명의 여자선후배가 있다. 그래서인지 체격은 건장하지만 세심한 간호가 가능하다. 차 간호사의 정신적인 힘이 되어주는 김원수 장명철 간호조무사는 “밤이 가장 무서운” 사나이들이다. 술 취한 취객들의 난동 때문이다. “취객들의 난동과 또 보호자들이 도리에 안 맞는 항의를 할 때도 무조건 받아 줘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푸념하면서 그럴 때면 일단 상대편의 입장이 돼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단다.


.............................................정확한 응급처치만이 도움.............................................
하지만 가장 힘들고 안타까운 경우는 어린아이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모든 식구들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선미 간호사는 “아이들은 안전사고에 많은 노출이 돼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보호자가 당황하지 말고 알맞은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거죠”라면서 하지만 섣부른 응급처치는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공공시설 정수기 온수에 데여 오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때 뜨거운 물이 묻은 옷은 빨리 벗기고 찬 물로 씻겨야 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 살과 옷이 붙어 있다면 억지로 벗기기 보다는 찬 물로 헹구어 응급의료센터로 와야 한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익사사고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언제부터 아프셨어요?”
“샌님(선생님), 배가 아레께(그저께)부터 우리~하게 아프대요”
환자의 대답에 아래쪽 다리를 쳐다보며 의아해 하던 타지역 출신의 교수들에게 통역도 해야 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서로의 눈빛만 봐도 통하는 응급실 식구들.
앞으로도 진료의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순천향 응급실 식구들의 거침없는 선전을 기대해본다.

글 김정하 내일신문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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