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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세월을 낚는 강태공


많은 사람들이 "낚시꾼"으로만 알고 있는 강태공.
강태공은 주지육림에 빠진 중국의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일개 제후국이었던 주나라를 천하의 반석에 올려놓은 전략가이자 정치인이다. 강태공의 본명은 ‘강상’으로 원래는 평생공부만 하고 벼슬에 오르지 않는 인물이었다.

이는 때를 기다리기 위함이었는데 수개월이 흘러 천하를 거머쥘 서백창이란 자가 강가를 지나다 우연히 낚시하는 80세노인 강상을 만난다. 신임을 얻은 강상은 서백창이 주나라를 거머쥘 수 있게 조언을 하니 서백창을 통해 강상은 천하를 누릴 수 있었다. 나중에 신하가 낚시대를 들어 보니 바늘없이 실만 있었다고 한다. 즉, 때를 기다리기 위해 낚시로 세월을 낚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보다 낚시를 잘하는 자가 없어 사람들이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잘하는 사람을 일컬어 강태공이라 하는 것이다.

나 역시 낚시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낚시를 즐기고 좋아하는 강태공이다.
낚시는 일상에 찌든 마음을 자연에서 그의 평온을 훔치는 것이다. 훌쩍 떠나는 여행과도 같으며 물고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어야 하는 무료함은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떨쳐 버리기에 충분하다. 많은 사람들은 고기를 낚기 위해 노력하지만 머리가 복잡할 때 낚시대 앞에 앉아 찌가 드리워진 수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게 내가 낚시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어쩌다 낚아 올린 물고기는 덤이 된다. 회를 쳐서 먹기도 하고 갖은 양념으로 푹~ 끓인 매운탕은 강태공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형제애를 나누는 사람과 함께 둘러앉아 사람과 세월과 물고기를 낚으며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다니~ 이것보다 더 좋은 취미는 없는 것 같다.

강태공이 낚시를 하면서 물고기가 아닌 세월을 낚은 것처럼 나도 낚시대를 드리우고 자연을 벗삼아 세월을 낚는 강태공의 그 여유로운 삶의 모습을 닮아갈 것이다.

글. 김찬영 시설과 (순천향조우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