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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차별화된 전공의 급여체계

◆신문사 : 의협신문
◆보도일 : 2010년 1월 11일 (월요일)
◆출연교수: 김태희 교수(산부인과)

과거에는 월급을 얼마받는 당직을 얼마나 서든 항상 그 과의 일이 끝나고 윗사람이 다가는 것 같으면 몰래 가운을 입고 눈치보다 나가는 식의 전공의가 있었다. 아마 필자와 같은 시대의 사람들은 모두 그런 전공의 생활을 했을 것이다.
이제는 그런 세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과거를 회상을 할 수는 있겠지만 과거에 연연해 변화를 따르지 못하고 과거에만 머무르려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 노화 현상 중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는 치매 초기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전공의가 넘쳐나던 시절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라고 이야기하면 다들 좋은 과에 갔다고 여기던, 흔히 말하는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 시절을 되새김질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해마다 전공의가 있다 없다를 이야기해온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는데, 확실히 지난해 전공의 모집과정은 진료과 위상의 변화를 체감하게 했다.
일부 파격적인 대우를 받는 전공의들이 생겨나면서 시대의 흐름을 확인해 보기도 했다. 몇몇 병원들은 외과와 흉부외과의 수가 인상에 발맞춰 전공의 급여를 일반 기업체와 같이 파격적으로 인상했는데, 높아진 급여 수준 덕분인지 레지던트 4년차를 마치고 조그마한 전세를 얻을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파격적인 대우를 내세운 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발길을 일찍이 붙잡아 정원을 모두 채웠는데, 아무리 돈을 올려준다고 해도 전공의가 많이 오겠냐고 의심했던 필자의 구시대적인 사고가 무안해질 정도였다. 반면 진료과별로 급여에 큰 차이를 두지 않은 병원에서 얼마간의 급여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공의를 찾을 수 없는 진료과들도 있다.
산부인과는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3차병원에서 2차병원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병원측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석사·박사과정에 대한 지원과 국내외 학회 참석비용 지원들이 전공의들에게 제시되기도 한다는데, 이러한 병원에는 전공의 과정에 들어오기 위한 경쟁까지 벌어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다.
이쯤되면 앞으로는 ‘의료’라는 시장에서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값싼 노동 인력(전공의)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제시하고 경제적인 접근법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지난 한 해는 편한 것만 찾는 요즘 젊은이들의 태도와 산부인과는 인턴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지만, 자본주의적 경제 이론을 의료계의 막내들인 인턴들에게 배우게 되는 뜻깊은 한해였던 것 같다.